나지완이 올 시즌 부진한 이유는 무엇일까
나지완 현재 성적 : .232 .342 .464 .806 WRC+ 101.6 WAR 0.44
분명분명 부진한 성적이다.
지명타자 성적으로만 비교해보면 나지완 밑에는 박석민, 정의윤, 박한이 정도가 있는데, 박석민은 3루, 정의윤, 박한이가 외야와 지명을 번갈아 뛰는 걸 생각해보면 풀타임 지명타자로만 뛰고 있는 나지완의 부진한 성적은 더욱 두드러진다.
누구나 부진한 시즌은 있다. 하지만 나지완은 2010년, 2015년을 제외하면 나머지 시즌은 꽤 잘해줬다. 심지어 최근 2년간 WAR은 상당히 높았다. 포지션이 지명타자인걸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
이제 메인요리로 들어가보자. 나지완이 올 시즌 부진한 이유가 무엇인지..
나지완을 상대하는 우투수의 패턴은 이렇다. 직구를 몸 쪽으로 바짝 붙인 다음 슬라이더를 바깥쪽으로 던져 헛스윙이나 범타 유도. 그래서 우투수가 나지완을 상대할때는 슬라이더 비율이 28.3%까지 올라가는데, 문제는 이 슬라이더를 전혀 공략하지 못 한다는 것
우투수 슬라이더에 대한 나지완 타율 - 17년: .246 -> 18년 : .138
좌투수는 이러한 패턴을 구사하기 어렵기에(슬라이더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) 대신 체인지업을 사용하지만, 체인지업은 공략을 항상 잘 해냈다. 나지완의 좌투수 성적이 좋은 이유이기도 하다.
그러면 항상 나지완의 성적을 높게 만들어줬던 좌투수 상대 성적을 봐보자. 마찬가지로 좌투수는 나지완을 상대할때는 슬라이더보다는 체인지업을 구사한다고 했었다. 성적은?
좌투수 체인지업에 대한 나지완 타율 – 17년: .321 -> 18년 : .250
확연히 잘 보일 것이다. 올해 나지완은 우투수, 좌투수가 각각 많이 구사하는 변화구에 대한 대처능력이 심각하게 떨어졌다. 성적이 떨어지는게 당연하다.
그렇다면 좋았던 변화구 대처능력이 갑자기 왜 안 좋아졌을까?
- 휘둘러도 안 맞는다 -
무조건 배트에 맞는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. 그 타구가 홈런이 될지, 뜬공아웃이 될지 누구도 모르는 것 아닌가? 하지만, 일단 볼넷만을 바라지 않는 이상 어떤한 결과를 내고자 한다면 일단 배트에 공을 맞혀야 한다.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헛스윙이 안 좋은 결과임에는 당연하다.
나지완은 2017년에 우투수 슬라이더를 상대로 65%의 컨택률을 보였다. 18년에는 어떨까?
우투수 슬라이더 컨택률 – 17년: 65% -> 18년: 57.4%
좌투수 체인지업 컨택률 – 17년: 60% ->18년: 44%
각 투수들이 많이 구사하는 변화구에 대한 컨택률이 크게 떨어졌다. 이는 당연히 헛스윙의 증가로 이어졌고, 불리한 볼 카운트이어졌고, 나지완이 자랑하는 볼넷 비율도 떨어뜨렸다.
여기서 재밌는 사실 하나. 볼 카운트가 유리하면 선수들 성적이 좋아지는 것은 당연하다. 그건 어떤 선수든 마찬가지. 올 시즌 나지완이 이렇게 부진한데도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여전히 좋은 성적을 보여줬다.
원 볼 원 스트라이크 1-0 : OPS .922
2-0 : 1.643
3-0 : 1
1-1 : .983
2-1 : 2.722
3-1 : 2.875
이건 나지완이 타격 능력 자체는 떨어진 것이 아니며, 굳이 구분하자면 부진의 원인은 선구안이 무너진 거라고 볼 수 있다. 따라서 헛스윙률이 크게 높아졌던 변화구 대처 능력을 어느 정도 회복한다면 커리어 하이는 아니더라도 지금보다는 더욱 나아진 성적이 나올 것이다. Maybe?